중급 클래스의 캐나다 원정 경기, 그 중심엔 벨컵(Vel Cup)이라는 특별한 국제 대회가 있었습니다. 경기장에서 마주한 문화의 차이, 낯설었던 훈련 방식, 그리고 언어를 넘는 교류의 순간까지. 이번 글에서는 캐나다에서 배운 자세, 벨컵에서 경험한 국제 교류, 그리고 현지 훈련의 특별함을 중심으로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하키를 대하는 자세
처음 벨컵 참가 소식이 알려졌을 때, 아이들보다 오히려 부모님들이 더 긴장했어요. 처음으로 해외 팀과 국제 경기를 치른다는 것 자체가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안겨줬죠. 그런데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캐나다 아이들은 하키를 '공부'가 아니라 '생활'로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경기 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친구들과 스틱을 들고 전술 이야기를 하더군요. 코치 역시 실수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며 아이가 스스로 고민하게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우리 팀 아이들도 서서히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주도적인 플레이를 시도하게 되었죠. 하키를 통해 '태도와 자세'를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벨컵에서 경험한 국제 교류
벨컵(Vel Cup)은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리는 국제 유소년 하키대회입니다. U11~U13 팀들이 참가하며, 매년 전 세계에서 수십 개 팀이 모여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칩니다.
2024년에는 수원 이글스가 한국 대표로 참가해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우리 팀은 벨컵의 프리매치 경기장 중 하나에서 경기를 치렀는데, 캐나다식 전통 링크에서 빠른 빙질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겐 큰 자극이었어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경기 외 교류 활동이었습니다. 각국 선수들이 오프닝 세리머니에 참여하고, 경기 후엔 기념품을 교환하며 교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언어는 달라도, 하키라는 공통의 열정이 모든 아이들을 하나로 만들었죠.
캐나다식 훈련의 차이
캐나다의 하키 훈련은 ‘기초’와 ‘상황’을 철저히 중심에 둡니다. 단순 체력훈련보다, 스케이팅의 에지 사용, 빠른 상황 판단, 전략적인 포지션 움직임 등 ‘게임 감각’을 중시한 훈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벨컵 참가 팀들은 하루 2회 훈련 + 경기 일정을 병행했고, 훈련이 끝나면 코치와 함께 피드백 세션을 진행합니다. 실전 영상 속 자신의 플레이를 직접 보며 무엇이 부족했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들죠.
우리 아이들도 이러한 훈련 방식에 점차 익숙해지며, 스스로 경기 이해도를 높이고, 자기 분석 능력을 키워갔습니다. 캐나다식 훈련은 단지 기술 향상을 넘어서, 생각하는 선수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진짜 성장
마지막 날, 친선 경기를 마친 후 상대 팀 선수들이 다가와 "Good job!", "You’re strong!" 같은 말을 건네며 뱃지와 스티커를 주고받았어요. 그 짧은 교류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얼굴엔 뿌듯함과 자신감이 가득했죠.
단순히 경기를 치른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다름을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내년에도 가고 싶어요.” 이 말들은 아이들이 하키를 더 사랑하게 됐다는 증거입니다.
경험은 기술보다 더 큰 성장을 만듭니다. 다른 환경, 다른 룰, 다른 친구들과의 만남이 아이들을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앞으로 더 많은 친구들이 벨컵 같은 대회를 통해 세계를 경험하길 바랍니다.
용어 정리
- 벨컵 (Vel Cup): 캐나다 퀘벡주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유소년 아이스하키 대회
- KIGA: 대한아이스하키협회 (Korea Ice Hockey General Association)
- 드릴 (Drill): 특정 상황을 가정하여 반복 훈련하는 하키 연습 방식
- 피드백 세션: 훈련 후 영상을 보며 코치와 함께 플레이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는 시간